비타민A 보충제가 위장(胃腸) 내부의 염증 표지인자 수치를 30% 정도까지 감소시켜줄 수 있을 것임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.
즉, 비타민A가 홍역이나 설사 등 식품오염균에 의한 감염 및 염증 발생을 억제할 수 있도록 면역계를 돕는 작용을 수행했다는 것이다.
이 같은 내용은 특히 소아들에게 비타민A의 충분한 섭취가 매우 중요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주고 있는 셈이다. 비타민A가 위장 내부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쳐 설사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.
하버드대학·텍사스대학 등 미국과 멕시코의 10개 대학 및 병원 관계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'영양학誌'(Journal of Nutrition)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. 하버드대학 의대 커트 롱 박사의 총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비타민A가 염증 발생의 증가와 특정병원성 점막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'MCP-1'(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-1) 수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착수된 것이었다.
이와 관련, 대장균 등이 위장 내부에 침입하면 염증이 나타나게 되고, 이로 인해 대장(大腸)의 수분흡수력이 감소하면서 설사가 발생하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. 또 설사는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우 아직도 손꼽히는 영·유아 사망원인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. 매년 150만명 이상의 소아들이 설사로 인해 사망하고 있을 정도.
한편 연구작업은 멕시코에서 생후 5~15개월 사이의 유아 127명을 충원한 뒤 2달 동안 비타민A 또는 위약(僞藥)을 먹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.
그 후 지난 여름 시험대상 유아들의 분변샘플을 채취해 MCP-1의 농도를 분석하고, 위장 내부의 병원균 감염실태와 설사 증상의 유무 등을 관찰하는 과정이 뒤따랐다.
그 결과 비타민A를 공급받았던 그룹의 경우 분변 속 MCP-1 수치가 위약을 먹은 그룹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. 또 MCP-1 수치가 낮았던 만큼 염증과 설사 증상이 나타난 비율도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, 회충 감염률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.
롱 박사는 "대장균에 감염되었지만 비타민A를 공급받았던 유아들의 경우 MCP-1 수치가 대조그룹에 비해 62% 낮은 수치를 보였다"고 밝혔다. 아울러 회충에 감염된 비타민A 공급그룹의 경우에도 MCP-1 수치가 대조그룹보다 38%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.
따라서 비타민A는 위장 내부에서 MCP-1 수치를 낮추는 기전을 통해 괄목할만한 수준의 항염증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롱 박사는 결론지었다. 다만 비타민A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을 거쳐 MCP-1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등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. |